저런데 쓸 돈 있으면 에어컨 좀

몇 달 전부터인가 멀쩡한 학교 정문을 때려 부수길래 어디서 또 돈 남은걸 가지고 쇼를 하나 생각했다. 매년 천만원 가까이되는 엄청난 금액의 등록금을 받으면서 날 더울 때, 에어컨 하나 틀어주는거 가지고도 규정 온도 지랄하고 강의실 대여도 더럽게도 깐깐한 규정만 입에 올리는 학교라 곱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학교 정문은 나름 깔끔해지긴 했지만 인위적으로 박아 넣은 많은 나무들과 화려한 나무계단들은 오히려 학교 올라가는데 불편하기만 하다. 밖에서 볼 때는 이뻐보이겠다만.

이 공사를 지켜보면서 제일 아쉬웠던 건, 오랜 시간 동안 박혀 있었던 큰 나무들을 다 뽑고 새로 가져온 나무들을 심는 것이었는데, 학교가 존재한 시간 동안 그 환경에 잘 버티고 적응해 자신의 터를 잡은 나무를 쉽게 뽑아버리는 건 왠지 모를 미안함이 들었다. 앙상하게 파헤쳐진 땅바닥의 돌무더기를 보면서 옆에 심어지기만을 기다리던 크고 작은 나무들은 과연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까하는 작은 걱정도 들었고.

그렇게 학교 곳곳을 파헤치고 들어내고 뚝딱뚝딱하더니만 요즘 학교 곳곳에 나무들은 때 아닌 병동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나 대학병원 건물 근처에 가면 왠지 모를 섬뜩함도 들고. 저런 영양제(맞나?)는 얼마나 나무에게 도움을 줄런지는 모르겠지만, 저 많은 나무들도 무사히 자기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 괜히 썩어 문드러져 흉하게 되지나 않았으면.

원래 글을 쓰기 전에는 내 등록금! 이딴데 쓸거면 에어컨이나 들어줘 씨밤바야! 였는데 왜 나무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을까… 그건 그렇고 여름에 좀 30도 근처에 들어서면 에어컨 좀 틀어줘라. 진짜. 그 많은 돈 다 너그들 재산 불리는데만 쓰지말고 개색히야. 더워 디지것다.

by 현우 | 2009/06/02 12:56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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