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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9일
![]() 현란한 자막과 동적인 화면이 점점 프로그램의 내용을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가는 요즘, 늦잠 자다가 반쯤 깨어난 상태로 TV를 돌리다가 비몽사몽간에 귀에 편안히 들어온 프로그램 하나, 사이다. 그냥 재잘거리는 패널들의 소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일상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나도 저런데!’라는 작은 동감, 그 감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간단한 주제의 소개를 시작으로 그와 관련된 패널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평범하고도 따뜻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알고 봤더니 슬로건에 ‘동감’이 있더라. 어떻게 보면 그 패널 간의 동감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같이 할 수 있는 소소한 주제라는 것이 또 매력이다. 요즘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 중에 리얼리티라는 껍데기만 가진 프로그램도 많고 가볍다 못해 1g의 무게감도 없어 보이는 사랑놀음 프로그램도 많은 요즘에 이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가진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진 않는다. 예전에도 이런 류의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고 인기를 끌었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방송’이란 제약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라운드, 승패 시스템이라던가 꿀단지라던가 전혀 필요 없어 보이는, 아니 없었으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다행히도 그 비중이 아주 적어 큰 단점으로 보이진 않는다. 뭐, 언제 그런 것이 있었는가 궁금할 정도로 비중이 없다. 그냥 한 시간 내내 그 세트에 다들 앉아서 수다만 떨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충분할 것 같다. 그래서 사이다를 보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라디오 속의 시청자 사연 코너’인데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에만 귀를 기울여도 그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또한 방송 시간대가 오전이라 이런 말랑한 느낌을 더욱 더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싶다. 아마 심야 시간 방송이라면 그다지 예전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방송이기에 걸러질 수 있는 이야기도 많고 수준이 어느 정도 맞춰지기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일요일 아침 모든 가족이 잠에서 금방 깨어 부스스한 모습으로 서로 엉겨 앉아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보면 볼수록 간만에 친구들 만나서 쌓인 이야기 풀어놓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크게 심각하지도 않아 자연스러운 수다방 같고, 이야기의 마지막을 정리해주는 짧은 한 줄의 글귀도 작가의 센스가 돋보여 좋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시원하게, 웃고 나니 가슴이 따뜻해진다. 앞으로 자주 찾아볼 듯한 간만에 맘에 드는 프로그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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